이윤복 목사
빈 그릇에 고이는 새벽별
(시편 107:9 묵상하며)
어둠이 깊어질수록
나는 알게 됩니다.
하루 종일 붙들고 있던 것들이
실은 나를 붙들어 주지 못했다는 것을.
박수 소리는 잠시였고
성과는 그림자처럼 길게 늘어질 뿐,
내 영혼의 우물은
여전히 갈증 속에 있었습니다.
주님,
당신은 메마른 갈증을 꾸짖지 않으시고
그저 물이 되어 오십니다.
상처 난 틈 사이로
새벽별처럼 고요히,
눈송이처럼 소리 없이,
그러나 분명히.
“내가 채우리라.”
그 음성 한 마디에
내 안의 낡은 항아리들이
비로소 침묵합니다.
더 많이 가지지 않아도
더 높이 오르지 않아도
당신의 선하심이 스며들면
영혼은 잔잔한 호수가 됩니다.
고난은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하늘의 만나가 내려오는 자리,
나의 작음이 드러날수록
당신의 크심이 더욱 선명해지는
거룩한 성소입니다.
이제 나는 압니다.
갈급함은 저주가 아니라
채우심을 위한 공간이었음을.
빈 그릇으로 서 있을 때
새벽별은
가장 또렷이 빛난다는 것을.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공유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