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뮈 이야기
까뮈는 엄마도 형제도 없다. 아주 어릴 적에 버림 받았다. 아! 까뮈는 내가 돌보는 길고양이 이름이다. 굶어죽기 직전이었던 녀석을 챙겨 먹이며 자라는 걸 지켜봤다. 작년 여름 어느 날 내 주거지 마당에 들어섰을 땐 거의 주먹만큼 작았고, 기운이 없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먹이를 주고 잠자리를 마련해줬지만, 조금도 구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로운 길고양이로 자랐다. 한 번도 손으로 만져본 적이 없다. 아참! 말 나온김에 사료와 간식을 보내준 분께 감사드린다.
그렇게 1년이 됐을 때, 까뮈가 새끼를 낳았다. 새끼들의 아비는 이 동네 대표적 떠돌이인 늙은 고양이 삼식이였다.이렇게 쓰면 왜 중성화 수술을 안 시켰느냐고 가르치듯 따지는 사람이 나온다. 환장할 노릇이다. 이야기기 딴 데로 샐라. 새끼는 두 마리다. 까뮈가 그 새끼들을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 사연을 다 적으려면 소설 두 권은 나온다.
예를 들어, 내가 간식을 주면 일단 물고 새끼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저부터 먹는 법이 없다. 두 번 주면 두 행보를 하고나서 저 먹을 게 있으면 먹는다. 본능에 따라 사는 짐승이 그게 가능하냐고? 내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얼마 전에는 앞발을 크게 다쳐서 왔다. 새끼를 지키기 위해 어떤 짐승과 처절하게 싸운 것 같았다. 그 뒤로 새끼들이 안 보여서 걱정했는데, 보름쯤 지났을 때 다시 두 아이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나타났다. 그동안 어디 감춰두고 있었던 모양이다.
문제는 어미가 워낙 잘 챙기니 새끼들이 독립할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다. 새끼들은 꽤 많이 자라서 까뮈가 내게 올 때보다 훨씬 덩치가 크다. 하도 잘 챙겨 먹여서 영양상태도 좋다. 벌써 먹이활동을 했어야 하는데 여전히 제 어미의 젖을 먹는다. 나는 까뮈의 마음을 이해한다. 어릴 적 버림 받는 바람에 먹을 것도 못 먹고, 외부의 적들로부터 끊임없이 생명을 위협받아야 했던 고통을 새끼들에게는 겪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자신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게 날마다 눈물겨운 것이다.
오늘아침에도 사료를 먹이고 나서 특식을 줬더니, 잽싸게 물고 갔다. 그러더니 한참 뒤 아예 새끼들을 데려왔다. 녀석들이 다 먹는 동안 한쪽에 비켜서서 바라보는 흐믓한 표정이라니. 그래! 어떤 어미라도 새끼 입에 밥 들어 갈 때가 가장 행복한 법이니... 새끼들은 지들 먹을 거 다 먹은 뒤 입맛만 다시는 어미 품을 파고들었다. 젖을 찾는 게다. 안타까워서 한마디 안 할 수 없었다.
"어이~ 까뮈! 너도 좀 먹어야 기운 나서 새끼들 잘 돌볼 거 아냐."
까뮈가 날 빤히 쳐다보며(사진) 말했다.
"영감님이나 잘 하셔. 아까 나 몰래 고기 궈 먹었지? 치사하게 말야...."
"하참! 아침부터 생사람 잡네. 고기 드신 건 아랫집 할아버지고 난 달걀 프라이 하나 먹었다."
에구! 이놈의 팔자야. 고양이외 싸우면 뭐하나. 사료 떨어졌으니 호박이라도 내다 팔아야겠다.

나는 동물을 좋아한다 강아지도 고양이도
한방에서 자고 한솥밥 먹으면 한 15년을 살았던
정이 있다. 이것들은 정을 주는 짐승이라 죽을 때 마음 아프고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짐승들
그래서 그 정 떼기가 안 돼 다시 키우진 않지만
페북에서 영상을 볼 때면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 사진과 글은 잔잔한 감동을 줘 공유했다. ^^
페이스북에서 공유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