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평론, 통권 16권






** 솟대문학 시 한 편 **
타조 만세 / 정상석
날지 못한다고 해서
나를 괄시하거나
비아냥거리지 말아라
나는 빠른 속도로
달릴 수도 있고
아무도 당해낼 수 없는
강인함으로
완전히 무장되어 있다
그리고 특수훈련으로
단련된 다리와 정신력으로
밀림의 왕이 덤벼들지라도
저 멀리 십 리 바깥으로
차 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작은 소망 하나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철 따라 수만 리 먼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왔다 가는
흑두루미 녀석처럼
자유롭고 싶은 것이다
나는 작은 소망 하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나의 삶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절망을 맛본
사람만이 알고 있는
아주 큰 바위처럼
단단해진
희망이란 이름의 불빛이니까
입으로 짓고 입으로 그려 신춘문예까지 했단다
그뿐이랴 강사도 하고 몸이 좀 불편하여 평생을 장애인이라는
경계를 그어 갇혀 살아온 난 부끄럽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살긴 했지만
온몸 쓸 수 있는 곳은 입 하나라는 서석윤 시인의 문학 평을 읽으니
가슴이 아프고 시리고 부끄럽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