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2013.09.07 23:27

밍크

조회 수 45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 이름은 밍크입니다

한 십 년쯤 살고 나니 사람처럼 길들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식구들이 큰 소리로 말만 해도 불똥틜까 봐 의자 밑에서 몸 사리고, 식구들의 표정만 봐도 기분을 알 수 있지요. 차는 한 번도 타보지 않았지만 우리 차 소리, 식구들 발소리, 목소리 다 기억하지요.
전화벨이 울리면 멍멍멍 전화 왔어요 알려주고요, 초인종이 울리면 일단 안방으로 달려와 먼저 알리고 현관 쪽으로 달려가 대기합니다.
토끼처럼 하얀 털에 검정으로 배색하여 엉덩이를 흔들며 식구들을 맞이하면 온 식구들이 똑똑하고 예쁘다고 하지요. 10년을 한 식구로 한 번도 흙을 밟아보지 않은 나는 인물은 별로지만, 밤이면 이방 저 방에서 불러 어디로 갈까 고민이네요. 할매 방만 빼고요.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시는 안 되고 이리저리 마우슬 굴리고 다니다가 밍크를 보았다
밍크가 아플 때 밍크야 넌 말이야 갈 때는 딱 3일만 아프고 가
귀에다 일러주었더니 거짓말같이 그대로 갔다 갑자기 벌컥벌컥 물 마시고 소변보고
식구들 보는 데서 퍽 쓰러져 가버렸지 밍크 오빠는 너를 우리집 화단 소나무밑에다 장사하였지
세월호 침몰로 나라가 시끄러워 네가 떠났다는 말도 못 하고 슬펐단다
그리고 3년이 지나가는데 사료니 밥그릇이니를 그대로 보관하고 지금은 13년의 추억에 행복해한단다
너를 보내고 한참은 말도 못 했어 너무 싶게 가버린 네가 생각하면 너무 가슴아파서
네가 털 가리를 할 때면 온 집이 개털 집이 되었지만 버릴수 없는 것이 정이라 그리 살았지
청소기 싫다 큰 소리도 내지 마세요 까만 눈알을 굴리며 음 음 앓으며 져다 보는 너를
어찌할 수 없었지 넌 지금 어느 나라에 가 있니 보고 싶다 가시네야!

 


  1. 2월 / 오세영

    Date2015.02.03 By들국화 Views118
    Read More
  2. 아들아, 지는 꽃의 힘을 아느냐 / 안도현

    Date2015.01.21 By들국화 Views409
    Read More
  3. 冬至 팥죽

    Date2015.01.15 By들국화 Views379
    Read More
  4. 시시껄렁한 이야기

    Date2014.12.22 By들국화 Views271
    Read More
  5. 호박꽃 촬영 후기 (2010년)

    Date2014.10.20 By들국화 Views594
    Read More
  6. 벽시계 속으로 간 쥐며느리

    Date2014.07.12 By들국화 Views1358
    Read More
  7. 주차장으로 이사한 텃밭

    Date2014.06.26 By들국화 Views1302
    Read More
  8. 산문시 / 오규원

    Date2014.04.22 By들국화 Views978
    Read More
  9. 상징과 원형

    Date2014.03.24 By들국화 Views1196
    Read More
  10. 이미지 , 장애인문화예술과 감성적 소통

    Date2014.03.18 By들국화 Views2803
    Read More
  11. 박수호 지금은 시를 읽는 시간 (경인예술 신문에서)

    Date2014.03.06 By들국화 Views1110
    Read More
  12. 건강 동의보감 종합편

    Date2014.02.12 By들국화 Views1255
    Read More
  13. 건강 동의보감 / 비만편

    Date2014.02.06 By들국화 Views1413
    Read More
  14. 학교 가는 길

    Date2014.01.25 By들국화 Views1439
    Read More
  15. 삶은 만남 속에서 (감성 이야기)

    Date2014.01.17 By들국화 Views1121
    Read More
  16. 혈관건강을 위하여 (한방칼럼)

    Date2014.01.17 By들국화 Views1348
    Read More
  17. 시의 묘사와 진술 / 손진은 ( 시인, 경주대 문창과 교수)

    Date2013.11.20 By들국화 Views1948
    Read More
  18. 아기 길 냥이

    Date2013.10.31 By들국화 Views3122
    Read More
  19. 쥐똥나무 이야기

    Date2013.09.10 By들국화 Views5677
    Read More
  20. 밍크

    Date2013.09.07 By들국화 Views458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