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0 23:49
소들어오던 날 / 박상조
조회 수 64 추천 수 0 댓글 1
ㅡ 소 들어오던 날 ㅡ
/ 박상조
발골 작업이 한창인 어느 정육식당
형님, 형님께서는 혹시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눈을 본 적이 있는지요
저는 또렸하게 그 광경을 봤는데요
코뚜레에 꽉 잡힌 채 끌려가는 두 눈엔
억울함도 억울함이겠지만
거룩했던 이 업보가 너무도 허망하다는 듯
눈망울에선 웃음이 뚝뚝 떨어지던데요
어쩜 그 서러운 것들이 그렇게도
힘이 되었나
울음 한 번을 내지 않고 들어가더라고요
참말로 작업대 위에 줄줄이 뉘인
저 멀쩡한 고기들이 얼마나 서러웠는지
그때가 바로 오월이라
마치 시뻘건 장미가 혈관을 불끈 치켜들고서
하늘로 곧 터질 것만 같은 날이었죠.
* 페이스북에서 펌 *
Who's 들국화

관리자 입니다.
-
좋은 시란? /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
-
소들어오던 날 / 박상조
-
나에게 묻는다 / 이산아
-
현충일 오후 / 김옥순 시
-
짬 / 박상조 詩
-
별 헤는 밤 / 윤동주 詩
-
발을 씻으며/황규관
-
당신의 빈자리 / 홍영수 시인 (2021 제7회 매일 시니어문학상' 당선작)
-
죽도 김형식 선생의 작품
-
흰둥이 생각/손택수
-
계속 웃어라 / 임승유 (퍼온 글)
-
그 사람 / 권명옥 시
-
202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 [남쪽의 집 수리] 최선 시
-
소주병 / 공광규 시
-
개같은 가을이/최승자(박수호 시 창작 카페에서) 2, 누구를 통해 말하는가 ─화자와 퍼소나
-
기록사진 위로 떨어지는 것 /육호수 시
-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헌시 / 하린 시
-
김옥순 시인의 한 영 번역시 세 편, 대장동의 저물녘, 11월의 정류장, 늙은 풍차
-
감자의 이력 / 강동수 시 이병렬 교수가 읽음
-
디카시 - 시와 사진의 어울림― 김옥순 시집 <11월의 정류장> 이병렬 교수가 읽고 박수호 시인이 해설하다
가슴이 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