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좋은 글

2022.03.24 04:37

짬 / 박상조 詩

조회 수 126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짬 / 박상조 詩

소음 가득한 공사장 한쪽으로
삽자루를 잠깐 기대놓고
컵라면에 담배 한 개비를 피워 올리는
저 달달한 새참을 보라
사는 게 주마등같이 조급한 저 라이더도
도롯가 편의점에 앉아
날아오는 반대편 불빛보다 더 짧은,
아주 오래된 호출보다 더 긴 허기를 때우며
이 장엄한 목숨에 대하여
잠깐 쉬었다 가는 게 생이라는 말,
고 짤막한 쉼 사이 또 누군가는
짬을 못 내고 저무는 사람들이 있어
어쩌다
빈 육신만을 덩그러니 남긴
어느 행려병자의 사연에
눈물 많은 한 장례사는 정성껏 조화를 접어
부디 먼 길 환하시라고
그렇게 한 세상
덧없는 몸부림을 보낸 우리는
며칠을 타다가 쓰러진 향재처럼
잠깐의 한숨에도 슬픔이 좀
가벼워지듯
우리가 한 생애를 풀어
아무런 표적도 없이 날아가는 쏜살이라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을 부딪고 가는
고 짤막한 고뇌가
아마 수억 년의 짬이기도 한 것을.

** 페이스북 친구 글 모셔옴 ** 
TAG •
  • profile
    들국화 2022.03.24 04:39

    짬, 이 한 자로 많은 생각을
    그리게 해 잠시 모셨다. 짬날때 읽고  생각 좀 해보려고 ^^


  1. 스프링 / 손택수

  2. 나는 종종 낮을 잊어버린다

  3. No Image 28Jun
    by 들국화
    2022/06/28 by 들국화
    Views 436 

    좋은 시란? /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

  4. 소들어오던 날 / 박상조

  5. No Image 11Apr
    by 들국화
    2022/04/11 by 들국화
    Views 119 

    나에게 묻는다 / 이산아

  6. 현충일 오후 / 김옥순 시

  7. 짬 / 박상조 詩

  8. 별 헤는 밤 / 윤동주 詩

  9. No Image 17Jan
    by 들국화
    2022/01/17 by 들국화
    Views 112 

    발을 씻으며/황규관

  10. No Image 10Jul
    by 들국화
    2021/07/10 by 들국화
    Views 222 

    당신의 빈자리 / 홍영수 시인 (2021 제7회 매일 시니어문학상' 당선작)

  11. 죽도 김형식 선생의 작품

  12. No Image 07May
    by 들국화
    2021/05/07 by 들국화
    Views 1633 

    흰둥이 생각/손택수

  13. No Image 16Mar
    by 들국화
    2021/03/16 by 들국화
    Views 640 

    계속 웃어라 / 임승유 (퍼온 글)

  14. 그 사람 / 권명옥 시

  15. No Image 10Oct
    by 들국화
    2020/10/10 by 들국화
    Views 178 

    202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 [남쪽의 집 수리] 최선 시

  16. No Image 04Jun
    by 들국화
    2020/06/04 by 들국화
    Views 197 

    소주병 / 공광규 시

  17. No Image 29Nov
    by 들국화
    2019/11/29 by 들국화
    Views 644 

    개같은 가을이/최승자(박수호 시 창작 카페에서) 2, 누구를 통해 말하는가 ─화자와 퍼소나

  18. No Image 22Mar
    by 들국화
    2019/03/22 by 들국화
    Views 322 

    기록사진 위로 떨어지는 것 /육호수 시

  19. No Image 22Mar
    by 들국화
    2019/03/22 by 들국화
    Views 326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헌시 / 하린 시

  20. 김옥순 시인의 한 영 번역시 세 편, 대장동의 저물녘, 11월의 정류장, 늙은 풍차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