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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물빛 주사랑

2013.07.23 19:39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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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물 범벅에 휩싸여
한 치 앞도 안 보이고
옆으로도 뒤로는 더욱


길 한가운데 서 본다
쏟아 부을 그 날을


오금은 후들거리고
주먹은 핸들에 잡혀
호흡은 벌떡벌떡 목까지 올라


오도 가도 못할 어둠에
마지막 날을 보는 듯 두려웠다


입술로는 정죄
눈총으론 쏘며 용서는커녕
사랑할 줄도 몰랐으니


가로막은 물안개
내리쏟는 빗줄기는
그날에 볼 심판처럼 떨게 하였다

길 한 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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