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2020.03.01 03:59

어떤 금일봉

조회 수 20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떤 금일봉


반찬을 좀 보냈으니 낼 택배 받으세요
엄마 흉도 보고 불쌍해서 울먹이기도 하다가
엄마는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며
금일봉도 들었다고 한다 웬
금일봉, 하곤 둘은 전화상으로 호탕하게 웃는다


뒷날 택배가 도착하고 차근차근
금일봉부터 챙긴다 커다란 아이스박스에는 없었다
작은 박스를 뜯기 시작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혹시, 만약에 열어봤다면, 아니지 열어봐선 안 되지,
아니 열어봤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이 맘을 불안케 한다
그래도 서둘지 않고 나머지를 뒤적거리는 건
믿음이 남아있어 그렇기도 하지만
실망이 두려웠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는 사이 금일봉은
검은 비닐봉지 한구석에 얌전히 있다가 나온다
제도 택배로 오느라고 검은 봉지 속에서 맘 조였었나보다


올망졸망 반찬 봉지들을 한 상 느려 놓고 사진을 찍었다
혹시 금일봉은 누가 금일봉? 할 사람이 있을까 해서 반찬만 찍어
카톡! 날리고 몇 자 찍는데
한 손가락 타자의 메시지가 도착하기도 전, 전화가 먼저 온다
그리고 "금일봉은?" 한다
"누가 볼까 싶어 반찬만" 보냈지
"깜짝 이야! 괜찮아 누가 내 카톡을 보나, 난 또 없어졌나 했지!"

그맘이 내 맘이지
"담엔 신세대 입금, 온라인으로 해" 하고는 둘은 호탕하게 웃고는

잘 도착한 금일봉과 함께 다시 카톡을 날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5 볕 바라기 햇살 좋은 날 볕 바라기 머리에서 발까지 볕이 들어온다 손을 무릎에 얹고 앞뒤로 엎었다가 뒤집었다가 손을 데운다 이렇게 조금 있었더니 무릎도 가슴도 데워진... 들국화 2020.10.08 124
94 칠석 칠석칠석 오늘은 음력 칠월 초엿새 내일이 칠석날이다. 견우직녀의 만남은 이뤄질까 지구는 온통 점령된 코로나가 기세를 부려 꼼짝달싹 못 하는데 하늘은 자유로... 들국화 2020.08.24 108
93 七月 七月 七月 벌써 이십 일이 넘어간다 이제나저제나 외식 한번 못 나가고 집밥만 축내는데 들려오는 얘긴 펜션을 빌려 휴일을 보내고 왔다느니 어디 가서 복날 백숙... 들국화 2020.07.22 109
92 시는 고칠수록 좋아진다/전기철 (박수호 시창작에서) 시는 고칠수록 좋아진다 퇴고推敲는 백 번 강조해도 모자라다. 최고의 퇴고는 마음 좋은 애인의 너그러움보다 신랄한 적의 심정으로 하는 게 좋다. 한 편의 시를... 들국화 2020.07.11 280
91 무엇을 쓰려고 하지 말라/ 가치불에 올렸던 글 복사해옴 들국화 2020.06.26 221
90 우리동네 길양이 새끼 길양이 우리 마을에는 양이가 많다 학교에도 살고 공원에서도 살고 그런데 오늘은 지붕에서 날 본다 양은 낮에는 잘 안 보인다 그래서 유심히 오래 확인을 ... 1 들국화 2020.06.23 169
89 우리 집 블루베리 처음 수확하던 날 우리 집 블루베리 처음 수확하던 날 이름이 고급스러워 좋아했다 외국 이름이면 뭔가 좋은 것일 거라는 기대감 처음으로 심고 꽃도 보고 푸른 열매도 봤는데 익... 들국화 2020.06.21 105
88 언니, 가을에는 시를 쓰세요 김옥순 시 들국화 2020.06.13 114
87 강남, 몽夢/서금숙, 홍영수 시인이 시평 들국화 2020.06.08 492
86 상상력을 확장하기 휘한 연상의 방법(상상력과 묘사가 필요한 당신에게)조동범 / 박수호 시창작에서 들국화 2020.05.31 516
85 묘사 들국화 2020.05.26 142
84 순간이동과 융합의 놀이(은유)/엄경희 (박수호 시 창작에서) 들국화 2020.05.10 346
83 유사성과 차이성을 동시에 유추하기(은유)/엄경희, (박수호 시창작에서) 들국화 2020.04.25 334
82 서경적 구조와 시점 / 박수호 시창작에서 들국화 2020.04.02 1552
81 조동범의( 묘사) 박수호 시창작에서 들국화 2020.03.24 577
» 어떤 금일봉 어떤 금일봉 반찬을 좀 보냈으니 낼 택배 받으세요 엄마 흉도 보고 불쌍해서 울먹이기도 하다가 엄마는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며 금일봉도 들었다고 한다 웬 금... 들국화 2020.03.01 203
79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죽을 것 같은 어려움에 부닥쳤던 시절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난다 코로나 19로 자고 나면 확진, 깨고 나면 사망자가 늘어나... 들국화 2020.02.27 262
78 영화 기생충을 관람하고 영화 기생충을 관람하고 기억에 남는 건 반지하 방에서 할 짓은 다 하는 식구들 가족이 하나같이 마음이 딱딱 맞는 것 절대로 양심이란 것이 없다는 거 우리 정서... 들국화 2020.02.16 206
77 대상을 어떻게 보여주는가 ─묘사와 이미지 / 박수호 시창작에서 들국화 2020.02.02 359
76 설 쇠고 설 쇠고 동네 한 바퀴 아니 초등학교 돌아오기 요즘 들어 볕 보기가 드물어 볕 난 김에 나갔더니 동백은 가을부터 맺었더구먼 언제 붉어지려고 그대로고 2년 된 ... 1 들국화 2020.02.01 17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