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좋은 글

조회 수 1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비詩碑 앞에서 / 윤강로


남양주땅 하이디예술촌 촌장이

후미진 곳에 낳은 붕새알 화석 같은 돌에

나의 시 '바람 부는 날' 을 새겨 넣었다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로

세상에 매달려보았나"

금불꽃, 쇠무릎, 물봉선, 참취나물꽃들이

다리아프게 가는 세월 철따라 피고

장다리꽃, 메밀꽃, 박꽃, 꽈리가

시처럼 사는 뜨락이 있는 곳

앞산 소리봉에서 안개가 슬금슬금 내려오거나

수락산 능선에 달뜨거나

산발한 바람이 마른 풀더미에 뒹구는

한낮이거나

눈부시게 오로운 적막강산의 시가 된 돌이

속말로 자꾸 부서지는 풍화작용을 시작했다.


한 줄 감상


금불꽃, 쇠무릎, 물봉선, 참취나물꽃들이

다리아프게 가는 세월 철따라 피고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로

세상에 매달려보았나"

산발한 바람, 이 시를 옮겨적게 한다


바람 부는 날

 

                                        윤강로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만을 보면서
오래 오래
기다려 보았나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로
세상에 매달려 보았나
바라보는 눈매에 추워 보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이 되어 스친 것들을
잊어 보았나
삶이 소중한 만큼
삶이 고통스러운 만큼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를
사랑해 보았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6 감자의 이력 / 강동수 시 이병렬 교수가 읽음 내가 읽은 詩 (978) ​ ​ ​​ 감자의 이력 ― 강동수 생전에 어머니가 가꾸었던 앞밭에서 감자를 캔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싹을 틔우던 어린것들 주인을 잃고 시들어... 들국화 2019.02.11 859
115 디카시 - 시와 사진의 어울림― 김옥순 시집 <11월의 정류장> 이병렬 교수가 읽고 박수호 시인이 해설하다 디카시 - 시와 사진의 어울림 ― 김옥순 시집 &lt;11월의 정류장&gt; 며칠 전에 부천의 복사골문학회 회원이자 내년이면 고희를 맞는 김옥순 시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 들국화 2019.01.05 968
114 불륜을 꿈꾸다 / 김순영 시를 이병렬 교수가 읽음 들국화 2019.01.05 643
113 소를 웃긴 꽃 / 윤희상 (1961 ~ 들국화 2018.11.12 211
112 갈대의 울음 / 이만섭 시, 죽도 김형석이 씀 그루터기 , 이만섭,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신작 5편 중 한 편 나무는 죽어서 풍장을 치른다 밑동이 잘린 채 뺏속 깊이 생의 이름을 쓴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 들국화 2018.11.05 240
111 저녁의 계보 / 김병호 들국화 2018.08.31 204
110 민들레 역 / 최종천 민들레 역 /최종천 난 놀고 있는 꼬마들을 보면 차를 멈추는 버릇이 있지만 차에서 내리지는 않는다. 민들레가 딱 한 송이 피는 곳에선 민들레를 보기 위해 차에... 1 들국화 2018.08.03 279
» 시비詩碑 앞에서 / 윤강로 들국화 2018.06.15 163
108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 당선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 이원하 유월의 제주 종달리에 핀 수국이 살이 찌면 그리고 밤이 오면 수국 한 알을 따서 차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실 거예요... 들국화 2018.06.15 976
107 못 위의 잠 / 나희덕 못 위의 잠 나희덕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 들국화 2018.05.19 924
106 봄밤/ 권혁웅 들국화 2018.03.04 336
105 꽃 / 김춘수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 들국화 2018.02.01 254
104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 만의 폭설을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 들국화 2018.01.20 393
103 서각으로 쓴 / 김옥순의 시 단풍잎 들국화 2018.01.03 295
102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1집 ~2집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1집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 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 들국화 2017.12.28 555
101 상사화 / 김옥순 상사화 그리움이 보이는 것이었다면 홀로 피지는 않았을 것을 그리움을 잡을 수만 있었다면 맨몸으로 피우지는 않았을 것을 한 뿌리에 잎 따로 꽃 따로 잎 난데 ... 들국화 2017.12.25 141
100 12월 / 황지우 12월 / 시 황지우 12월의 저녁 거리는 돌아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무릇 가계부는 家産 탕진이다 아내여, 12월이 오면 삶은 지하도에 엎드리... 들국화 2017.12.20 242
99 그늘에 묻다 / 길상호 시 들국화 2017.10.29 916
98 가을 시 한 편 가을 시 한 편 들국화 2017.10.25 634
97 나의 시 단풍잎을 캘리그래피로 죽도 김형식 선생님이 쓰다 단풍잎 죽도 김형식님은 서각 예술인으로서 내 시 &quot;단풍잎&quot;을 찍었다 그리고 이런 모습으로 거듭났다. ^^ 들국화 2017.10.20 33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