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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꽃과시

2013.06.13 14:03

못난이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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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난이 고구마

 

땅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살결은 거칠어 더덕 같고
딱딱한 것은 거북이 등
갈라지고 팬 곳은
할퀴어 아문 피딱지 같고
거기다
여기 불룩 저기 불룩 은
여기저기 끌어다 기운 자루에
가득 넣은 곡식 같은데
그 사이를 비집고
빤히 보이는
조금 낫다 한 곳조차 빨개
마치 원숭이 엉덩이 같으니

땅 싸움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한국 땅이 좀 좁다 했던들
세계인들이 와서 사는데
쥐어박히고 한 일 년은
세수도 안 한 낯짝처럼 생겨

상품가치라곤
눈곱만큼도 안보이지만
노란 속살에 달콤한 맛이
낯짝만 볼 것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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