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좋은 글

2017.04.03 03:19

산수유꽃/ 신용목

조회 수 20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산수유꽃

                                       신용목

 

데인 자리가 아물지 않는다

시간이 저를 바람 속으로 돌려보내기 전 가끔은 돌이켜 아픈 자국 하나 남기고 가는 저 뜨거움

물집은 몸에 가둔 시간임을 안다

 

마당귀에 산수유꽃 피는 철도 독감이 잦아 옆구리에 화덕을 끼고 자다 나는 정년(停年)이 되어버렸다

 

노비의 뜰에나 심었을 산수유나무

면도날을 씹는 봄햇살에 걸려 잔물집 노랗게 잡힐 적은 일없이 마루턱에 앉아 동통을 앓고 문서처럼 서러운 기억이 많다

 

한 뜨거움의 때를 유배시키기 위해 몸이 키우는 물집 그 수맥을 짚고 산수유가 익는다고 비천하여 나는 어깨의 경사로 비탈을 만들고 물 흐르는 소리를 기다리다 늙은 것이다

 

시간의 문장은 흉터이다 둑 위에서 묵은 편지를 태웠던 날은 귀에 걸려 찢어진 고무신처럼 질질 끌려다녔다 날아간 연기가 남은 재보다 무거웠던가

사는 일은 산수유꽃빛만큼 아득했으며

 

나는 천한 만큼 흉터를 늘리며 왔고 데인 데마다 산수유 한 그루씩이 자랐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8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 당선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 이원하 유월의 제주 종달리에 핀 수국이 살이 찌면 그리고 밤이 오면 수국 한 알을 따서 차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실 거예요... 들국화 2018.06.15 1058
107 못 위의 잠 / 나희덕 못 위의 잠 나희덕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 들국화 2018.05.19 991
106 봄밤/ 권혁웅 들국화 2018.03.04 364
105 꽃 / 김춘수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 들국화 2018.02.01 281
104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 만의 폭설을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 들국화 2018.01.20 435
103 서각으로 쓴 / 김옥순의 시 단풍잎 들국화 2018.01.03 316
102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1집 ~2집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1집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 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 들국화 2017.12.28 581
101 상사화 / 김옥순 상사화 그리움이 보이는 것이었다면 홀로 피지는 않았을 것을 그리움을 잡을 수만 있었다면 맨몸으로 피우지는 않았을 것을 한 뿌리에 잎 따로 꽃 따로 잎 난데 ... 들국화 2017.12.25 155
100 12월 / 황지우 12월 / 시 황지우 12월의 저녁 거리는 돌아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무릇 가계부는 家産 탕진이다 아내여, 12월이 오면 삶은 지하도에 엎드리... 들국화 2017.12.20 272
99 그늘에 묻다 / 길상호 시 들국화 2017.10.29 1002
98 가을 시 한 편 가을 시 한 편 들국화 2017.10.25 654
97 나의 시 단풍잎을 캘리그래피로 죽도 김형식 선생님이 쓰다 단풍잎 죽도 김형식님은 서각 예술인으로서 내 시 "단풍잎"을 찍었다 그리고 이런 모습으로 거듭났다. ^^ 들국화 2017.10.20 354
96 두 번째 여행 (입관) / 김강호 들국화 2017.09.10 271
95 노을 만 평 / 신용목 시 노을 만평 / 신용목 누가 잡아만 준다면 내 숨통째 담보 잡혀 노을 만 평쯤 사두고 싶다 다른 데는 말고 꼭 저기 페염전 옆구리에 걸치는 노을 만 평 갖고 싶다 ... 들국화 2017.07.20 389
94 이빨론 / 류근 이빨론 / 류근 놈들이 도열해 있을 땐 도무지 존재감이란 게 없는 것이다 먹잇감 때로 모여 작살내고 한 욕조의 거품으로 목욕하고 처음부터 한 놈 한 놈은 뵈지... 들국화 2017.07.11 206
93 먼 곳 / 문태준 들국화 2017.06.01 119
92 8월 / 김사인 들국화 2017.05.27 157
91 책장을 펼친다 /천양희 들국화 2017.04.18 136
90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들국화 2017.04.04 147
» 산수유꽃/ 신용목 들국화 2017.04.03 20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