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좋은 글

2016.06.02 10:39

봄밤 / 김사인

조회 수 3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밤 / 김사인



나 죽으면 부조돈 오마넌은 내야 도ㅑ 형, 요새 삼마넌짜리도 많
던데 그래두 나한테는 형은 오마넌은 내야 도ㅑ 알았지 하고 노가다
이아무개(47세)가 수화기 너머에서 홍시 냄새로 출렁거리는 봄밤이다.

어이, 이거 풀빵이여 풀빵 따끈할 때 먹어야 되는디, 시인 박아
무개(47세)가 화통 삶는 소리를 지르며 점잖은 식장 복판까지 쳐들
어와 비닐 봉다리를 쥐어주고는 우리 뽀뽀나 하자고, 뽀뽀를 한번
하자고 꺼멓게 술에 탄 얼굴을 들이대는 봄밤이다

좌간 우리는 시작과 끝을 분명히 해야여 자슥들아 하며 용봉탕
집 장 사장(51세)이 일단 애국가부터 불러제끼자, 하이고 우리집
서 이렇게 훌륭한 노래 들어보기는 츰이네유 해싸며 푼수 주모
(50)가 빈자리 남은 술까지 들고 와 연신 부어대는 봄밤이다.

십이마넌인데 십마넌만 내세유, 해서 그래도 되까유 하며 지갑
들 뒤지다 결국 오마넌은 외상을 달아놓고, 그래도 딱 한 잔만
더, 하고 검지를 세워 흔들며 포장마차로 소매를 서로 끄는 봄밤이다.

죽음마저 발갛게 열꽃이 피어
강아무개 김아무개 오아무개는 먼저 떠났고
차라리 저 남쪽 갯가 어디로 흘러가
칠칠치못한 목련같이 나도 시부적시부적 떨어나졌으면 싶은

이래저래 한 오마넌은
더 있어야 쓰겠는 밤이다.




    

TAG •

  1. 물오른 장미

    Date2016.06.07 By들국화 Views80
    Read More
  2. No Image

    시집 살이, 詩집 살이 (여시고개 지나 사랑재 넘어 심심 산골 할머니들의 시)

    Date2016.06.06 By들국화 Views263
    Read More
  3. 봄밤 / 김사인

    Date2016.06.02 By들국화 Views327
    Read More
  4. No Image

    풍경 달다 / 정호승

    Date2015.10.22 By들국화 Views266
    Read More
  5. No Image

    첫마음 /정호승

    Date2015.10.22 By들국화 Views277
    Read More
  6. No Image

    나의 조카 아다다 / 정호승

    Date2015.08.08 By들국화 Views167
    Read More
  7. No Image

    點描점묘 / 박용래

    Date2015.07.23 By들국화 Views106
    Read More
  8. No Image

    청포도 / 이육사

    Date2015.07.06 By들국화 Views106
    Read More
  9. No Image

    정호승 시인의 재미있는 동시 3편

    Date2015.03.27 By들국화 Views482
    Read More
  10. No Image

    밤하늘 / 정호승 (아름다운 동시 3편)

    Date2015.03.27 By들국화 Views311
    Read More
  11. No Image

    바다가 아프다 / 강동수 ( 솟대 시인)

    Date2015.03.18 By들국화 Views243
    Read More
  12. No Image

    빨간 우체통

    Date2015.03.04 By들국화 Views225
    Read More
  13. No Image

    쑥부쟁이

    Date2015.02.02 By들국화 Views153
    Read More
  14. No Image

    세계적 작가들이 전하는 글쓰기 조언 41개

    Date2014.12.26 By들국화 Views699
    Read More
  15. 안부/ 김시천

    Date2014.12.21 By들국화 Views498
    Read More
  16. No Image

    영 한 시집 "너의 꽃으로 남고 싶다" 53인 중 김민수의/ 빈 집

    Date2014.11.29 By들국화 Views31274
    Read More
  17. No Image

    어떻게 첫행을 써야 하는가? / 박제천 (시인)

    Date2014.10.02 By들국화 Views472
    Read More
  18. No Image

    낡은 의자 / 김기택

    Date2014.09.11 By들국화 Views425
    Read More
  19. No Image

    담쟁이 / 도종환

    Date2014.09.09 By들국화 Views571
    Read More
  20. No Image

    몇 가지의 시작법: 안도현

    Date2014.09.03 By들국화 Views54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