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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 최광현

 

 

사람들은 길로 향하는 습성을 지녔다

시간을 머금은 길섶 수풀

사람의 향기가 일렁거린다

길에는 기다림이 묻어 있어

모든 것들이 발효된 것처럼 쌓여 있다

사람들은 길에서 마주하는 대상의 자유를 닮아간다

만물의 숨소리까지 저장해 놓은 공간

사람들은 비빌 곳을 찾아 가듯

경계를 허물어 길과 한통속이 된다

사람이 길에 있는 것인지

길이 사람 안에 있는 것인지

늘 같이 있었던 나무는 알고 있을까

지긋이 웃고 있는 길을 사람들이 걷고 있다

 

 

**솟대 92호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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