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耳順)에 쓰는 편지-

by 들국화 posted Oct 0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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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耳順)에 쓰는 편지-
또 오늘, 이별을 했다.
​깊게 품어내어 흩어지는 담배 연기처럼,
지나온 날들이 아득한 기억 저편으로 피어오른다.
​언제나 머물 줄 알았던 젊음은 어느덧 늙음과 가까워지고-
어떻게든 채우려 애쓰던 열정과 욕망도 하나둘 비워져 간다.
꽉 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모래처럼,
가벼워진 허무만이 빈손에 남았다.
​한때 삶을 세차게 흔들었던 연인과 인연들도
세월의 흔적속으로 서서히 잊혀 간다.
돌아보니
인생이란- 것이 그리워하는 법을 배우고,
매 순간 나지막이 이별을 연습하는 과정이었나 보다.
​하지만 비워진 가슴이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
비어 있기에 비로소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도, 길가 들꽃의 흔들림도-
담담히 안아줄 수 있는 이순(耳順)의 계절에 서 있으니까-
​나는 오늘도, 그렇게 매일 이별하며 살아가고 있다. 

* 페북에서 공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