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값 / 최일화

by 들국화 posted Feb 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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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값/최일화

나잇값을 해라, 나이 헛먹었나
그런 말이 있다.
나잇값이 헐값이 아니라는 얘기다.
참 비싼 대가를 치르며 우리는 나이를 먹었다.
그걸 돈으로 환산하거나 권력으로 대체하거나
명예로 계산할 수는 없다.
나이는 나이대로 상당한 값이 나가는 건
동서고금의 진리다.
함부로 대하다간 큰코다친다.
어떤 경우에도
나이가 많은 것은 적은 것보다는 값이 더 나간다.
깎는다고 깍여지지도 않을뿐더러
함부로 값을 매기려고 하거나
헐값에 넘기려고 해서도 안 된다
어떤 값보다도 귀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이니
늘 소중하게 지니고 살다가
저승으로 갈 적에 노잣돈으로 삼아야 한다

<시 읽기> 나잇값/최일화

알고 행하고 책임지는 정직한 경험과 지혜로 쌓인 나잇값은 값비싼 대가를 치른 “상당한 값”일 것이다. 그러나 그 값이 나이와 비례해 매겨지는 건 아니다. 나이는 그냥저냥 저절로 잘도 먹고 거꾸로 먹기도 한다. 따박따박 꾸역꾸역 먹다 보면 푼돈이나 공짜로 저평가되기도 하고 헐값이나 꼴값으로 급락하기도 한다. “나잇값 해라”, “나잇값 못한다”는 말은 나잇값 독촉인 셈이다.

“
내 나이가 몇인데”, “나이야 가라” 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 나잇값은 모르고 사는 게 제값이다. 그러니 ‘Let it be my age!’로 살다, 나잇값 독촉을 받거든 카드로 돌려 막고 대출로 댕겨 쓰자. 물론 젊어서부터 나잇값하며 살다, 나이 들어서는 역모기지론처럼 적립식으로 찾아 쓰면 금상첨화겠지만…….

―
정끝별, 『삶은 소금처럼 그대 앞에 하얗게 쌓인다』, 해냄출판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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