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좋은 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가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가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남쪽의 집수리 / 최선 


전화로 통화하는 내 내

꽃 핀 산수유 가지가 지지직거렸다.

그때 산수유나무에는 기간을 나가는 세입자가 있다.

얼었던 날씨의 아랫목을 찾아다니는 삼월,

나비와 귀뚜라미를 놓고 망설인다.


봄날의 아랫목은 두 폭의 날개가 있고

가을날의 아랫목은 두 개의 안테나와 청기聽器가 있다

뱀을 방안에 까는 것은 어떠냐고

수리업자는 나뭇가지를 들추고 물어왔지만

갈라진 한여름 꿈은 꾸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다.


오고 가는 말들에 시차가 있다.

그 사이 표준 온도차는 5도쯤 북상해 있다

천둥과 번개 사이의 간극,

스며든 빗물과 곰팡이의 벽화가

문짝을 7도쯤 비뚤어지게 한다.


북상하는 꽃소식으로 견적서를 쓰고

문 열려있는 기간으로 송금을 하기로 한다.


꽃들의 시차가 매실 속으로 이를 악물고 든다.

중부지방의 방식으로 남쪽의 집수리를 부탁하고 보니

내가 들어가 살 집이 아니었다.

종료 버튼을 누르면서 계약이 성립된다.

산수유 꽃나무가 화르르

허물어지고 있을 것이다.


  1. No Image 10Oct
    by 들국화
    2020/10/10 by 들국화
    Views 302 

    202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 [남쪽의 집 수리] 최선 시

  2. No Image 04Jun
    by 들국화
    2020/06/04 by 들국화
    Views 285 

    소주병 / 공광규 시

  3. No Image 29Nov
    by 들국화
    2019/11/29 by 들국화
    Views 822 

    개같은 가을이/최승자(박수호 시 창작 카페에서) 2, 누구를 통해 말하는가 ─화자와 퍼소나

  4. No Image 22Mar
    by 들국화
    2019/03/22 by 들국화
    Views 435 

    기록사진 위로 떨어지는 것 /육호수 시

  5. No Image 22Mar
    by 들국화
    2019/03/22 by 들국화
    Views 460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헌시 / 하린 시

  6. 김옥순 시인의 한 영 번역시 세 편, 대장동의 저물녘, 11월의 정류장, 늙은 풍차

  7. 감자의 이력 / 강동수 시 이병렬 교수가 읽음

  8. 디카시 - 시와 사진의 어울림― 김옥순 시집 <11월의 정류장> 이병렬 교수가 읽고 박수호 시인이 해설하다

  9. No Image 05Jan
    by 들국화
    2019/01/05 by 들국화
    Views 791 

    불륜을 꿈꾸다 / 김순영 시를 이병렬 교수가 읽음

  10. No Image 12Nov
    by 들국화
    2018/11/12 by 들국화
    Views 303 

    소를 웃긴 꽃 / 윤희상 (1961 ~

  11. 갈대의 울음 / 이만섭 시, 죽도 김형석이 씀

  12. No Image 31Aug
    by 들국화
    2018/08/31 by 들국화
    Views 288 

    저녁의 계보 / 김병호

  13. 민들레 역 / 최종천

  14. No Image 15Jun
    by 들국화
    2018/06/15 by 들국화
    Views 267 

    시비詩碑 앞에서 / 윤강로

  15.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 당선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

  16. 못 위의 잠 / 나희덕

  17. No Image 04Mar
    by 들국화
    2018/03/04 by 들국화
    Views 412 

    봄밤/ 권혁웅

  18. 꽃 / 김춘수

  19.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20. 서각으로 쓴 / 김옥순의 시 단풍잎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