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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꽃과시

2018.01.31 00:25

눈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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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왔어요


아무도 없는 어린이 놀이터에
어지간히 미끄러져 미끄럼틀 아래
빼곡히 쌓인 눈


멍청히 선 그네는
내 먼저 아니 내가 먼저야
실랑이로 끌려다니다 그만,
서버린 듯


사뿐사뿐 딛다 방아 찍었겠지
움푹움푹 들어간 눈 바닥 엉덩 자국
잘 엎드린 향나무는 질끈
거북등처럼 눌러놓고


그만큼에서 걸릴 거면 타지를 말든지
거꾸로 벌린 벚나무 가랑이에
붙들린 두 줄 꾸러기들이
소나무엔 웬 백로 떼로 시치미 떼


12월의 긴 밤 장난질에 다 쓰고
길바닥, 돌 틈, 가로등 위, 담벼락 난간
닥치는 대로 너부러져 늦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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